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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춘천 남면 가정3리 쟁골(재궁동∙가정3리) 성황숲나의 이야기 2017. 9. 23. 08:06
고흥류씨와 가정리
가정리와 고흥류씨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류씨 집안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마을의 역사가 시작하기 때문에 마을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다.
재궁동이란 지명도 류몽표의 묘소를 수락산에 쓰면서 비롯됐다. 류몽표의 아들 류숙이 시묘살이 하던 재실이 연유가 되어 재궁동이라 불리게 된다. 류숙은 1608년(선조41)에 강원도관찰사를 지내며 춘천과 인연을 맺는다. 인조반정이후 당파 싸움에 밀려 가정리로 내려온 후 지역의 주요 가문으로 부상하게 된다.
숲은 가정3리 마을회관을 지나 문배마을로 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가다 보면 시멘트 포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흙길을 지나 다시 포장길을 따라가다 보면 축사가 보인다. 축사 뒤편으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숲이 나온다. 축사는 현재 소를 기르지 않고 있다. 음기가 넘쳐나는 숲은 그냥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다.
천연림 간직한 숲
주민들은 이곳에서 3년에 한 번씩 음력 정월 초순경 유교식 산제를 지낸다. 제단은 3개가 있다. 윗 당집은 산신지위(山神之位) 위패가, 가운데 당집엔 토지지신(土地之神)위패, 아래 당집에는 재궁동산제당(齋宮洞山祭堂) 위패가 각각 모셔져 있다. 윗 당집과 가운데 당집은 10m 간격을 두고 있으며 가운데 당집과 아래당집은 4m 사이를 두고 있다. 재궁동산제당 위패는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숲의 구성은 가장 오래돼 보이는 고로쇠나무와 물푸레나무, 쪽동백나무, 갈참나무, 복자기나무 등이 다양하게 자생하고 있다. 신목이 있는 성황숲은 부정이 타지 않도록 손을 대지 않아 천연림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생강나무, 국수나무, 고추나무 등의 교목과 천남성, 애기똥풀, 으아리, 멸가치 등 초본식물이 많다.
산제당 제사를 지내는 해의 정월 초에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날짜를 잡고 생기복덕(生起福德)에 맞추어 제관을 정한다. 제관은 제사를 주관하는 도가1명, 제관1명, 축관1명, 사임꾼(제례 진행 도우미) 3명으로 구성한다. 제관들은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가려 먹으며 상가집이나 부정한 집의 출입을 삼간다. 제사 비용은 집집마다 쌀과 돈을 추렴해 마련한다. 돼지1마리, 삼색실, 한지(예단), 포와 적, 제주를 준비한다.
하늘, 땅, 사람을 살피는 숲
해질 무렵부터 제사가 진행돼 9시 무렵이면 끝난다. 제관들은 한복차림으로 갈아입고, 사임꾼이 왼새끼를 꼬아서 제단주위에 금줄을 친다. 돼지는 현장에서 잡는다. 마을의 전체 주민들이 참여하지만 제사가 진행되는 중간에는 금줄 안 출입을 막는다.
제상은 삼색실, 돼지다리로 만든 적, 무 등 채소, 과일 순으로 차린다.
제사는 윗당집, 가운데 당집, 아래당집 순으로 진행된다. 윗 당집은 하늘(天)에 가운데 당집은 땅(地)에, 아래당집은 마을사람(人)을 위해 제사를 올린다.
헌관이 분향하고 잔을 올린 후 재배(再拜)한다. 축관이 축문을 읽고 3번의 잔을 올리고 3번의 재배를 한다. 중당과 하당은 잔만 올리고 재배한다. 제사를 마치면 주민들의 출입을 허가하고 하당에서만 소지를 올리게 한다. 집집마다 소원을 적은 종이를 소지한다.
보존가치 큰 숲
이곳 지명은 재궁동산신당을 모신 골짜기란 의미로 쟁골로 불리게 된 듯하다.
보통 소나무 위주로 구성된 일반적인 성황 숲과는 다르게 아름드리 활엽수로 구성돼 보존가치가 높다. 숲의 면적과 구성수종 등에서 남다른 이력이 눈에 띤다. 또한 마을의 문화적∙역사적 배경이자 신앙공간으로서 숲은 큰 의미가 있다. 주민들은 6.25전쟁당시 마을에 총 한번 맞지 않은 것이 성황숲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맨 위 상제당 주변의 노박 덩굴은 굵기가 60cm가량 돼 보통 손가락 굵기 상태의 나무만 봐왔던 터라 100년은 훨씬 넘는 숲의 상태를 짐작케 한다. 제당 주변의 나무가 톱으로 잘라져 있거나 톱질을 한 흔적들이 있다. 예전에 주민들은 평소에도 제당을 우회하여 개울을 건너다닐 정도로 출입을 금했다. 그러나 지금은 숲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가치가 허물어져 숲 곳곳에 손을 댄 흔적이 보인다. 농업중심의 사회가 해체되면서 마을 사람들의 마음 깊숙히 자리 잡고 있던 절대적 믿음도 흐려진 탓이다. 함부로 범할 수 없었던 신들의 영역에 사람들의 간섭이 진행되고 있다. 숲의 훼손은 마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신앙 공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숲의 제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무형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숲은 다음세대에게 물려줘할 우리시대의 소중한 유산이다.
출처 : 강원인글쓴이 : 김남덕 원글보기메모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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